프로야구
[KS 2] “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던질 수 있대요” 20대 선수들이 구위에 멘털까지, 이강철 감독은 '흐뭇'
지난 7일 한국시리즈(KS) 1차전, KT 위즈에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다. 3-2로 앞선 9회 무사 상황에서 세이브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상대 타자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것. 박영현은 고통을 참고 1루에 공을 던져 아웃 카운트를 올리고 승리를 지켜냈지만, 경기 후 그는 다리를 절룩이며 숙소로 이동하는 버스에 올랐다.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. 이튿날(8일)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KT 감독에게 그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. 이강철 감독은 “멍이 시퍼렇게 크게 들었다”고 말한 그는 “그런데 던질 수 있다더라”며 웃었다. 이 감독은 “아까 캐치볼 하는 모습을 봤는데 던질 수 있다더라”고 말했다. 박영현 역시 캐치볼 후 “괜찮다, 던질 수 있다”고 말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간 바 있다.
박영현은 필승조 손동현과 함께 KT의 가을야구 전 경기에 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. 박영현은 6경기 중 5경기에, 손동현은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. 1이닝뿐 아니라, 2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있다.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지 않을까. 이에 이강철 감독은 “두 선수 모두 (2차전에도) 준비가 돼있다. 이 선수들은 지금 던지고 싶어서 안달이다. 전혀 안 피곤하고 재밌다고 하더라”며 활짝 웃었다. 이강철 감독의 말에 따르면, 두 선수는 ‘(안타를) 안 맞을 것 같다’는 강한 자신감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. 강력한 구위에 멘털까지 갖춰져 있는 것. 이에 이강철 감독은 “또 한 명의 선수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구나”라며 흐뭇해 했다. 이 감독은 “내년에 이 피로도가 어떻게 표출될지는 모르겠지만, 좋은 공에 멘털까지 갖췄다. 앞으로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”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.
손동현에 대해선 “예전엔 어이없는 공들이 2,3개 씩 나왔는데 최근엔 그런 공들이 전혀 없다. 2이닝을 던져도 투구수가 20개 안팎일 정도로 불필요한 공이 없다. 승부를 스트라이크로 시작하는 것을 보고 ‘멘털이 확실히 강해졌구나’라고 느꼈다. 좋은 선수를 잘 발굴한 것 같다”라며 미소 지었다. 이강철 감독은 “박영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상동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. 이 시리즈도 중요하지만, 멀리 보는 상황에서 이 20대 젊은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잘 성장했으면 한다. 그렇다면 10년 이상은 걱정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”라며 젊은 투수들을 격려했다. 잠실=윤승재 기자
2023.11.08 17:42